[진왕 이세민]
제 14 화
번역+자막제작 jbd77@korea.com

실례지만 위선생.
고려해 볼 수 있겠소?

동도에 와서 노부를 보좌해주시오

일단 천하를 얻고 나면

위선생과 모든 걸 함께 누릴것이오

우문 대인. 만약 제가
재물을 탐내는 사람이라면

전 오늘 여기 있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대답할거라고 생각했소

그런데 어째서 이런 걸 가져와서
절 떠보신 겁니까?

이걸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는 거겠지요

부귀로도 현혹할 수 없고 무력으로도
꺾을 수 없는 위정이로다

자... 노부가 남의 것으로
인심을 쓰겠소

위선생에게 오룡차를 한잔 올리리다

대인. 절 너무 추켜세우십니다

이 바둑의 결과는 이미
분명해진 것 같소이다

누가 이기고 누가 졌습니까?

선생이 이기고 내가 졌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내 뒤에는 오직 황상뿐이지만

선생의 뒤에는 이 가(家)
전체가 있기 때문이오

대인. 말이 과하십니다

현재 천하는 정세가 어지럽소

32연진과 72산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중에 천하를 얻는 자는

반드시 이 가(家)일 거요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물론 이 가(家) 천하를 얻으면

이건성은 반드시 이세민과 다툴거요

그때가 되면 위선생이
이세민 편에 서기를 바라오

이 가(家)형제의
정은 깊습니다. 제 생각에

대인의 쓸데없는 걱정인 것 같습니다

아니오. 이세민은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계략을 갖고 있어서

제왕이 될 상이오

그야말로 진정한 나의 적수요

우문 대인

그렇게 둘째 공자님을 중시하신다면
어째서 도와주지 않는 겁니까?

아니야... 난 소인배니까

소인배의 길을 가야하오

하지만 이세민 쪽은

오직 정인 군자만을 받아들이오

내 방법은 거기서 사용할 수 없소

대인의 말은 정말
추호의 가차도 없으십니다

자. 대인.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선생같은 적수가 있어서

적잖이 유익하오

위선생...

연지. 어떻게 온거요?

위선생. 전...

어째서 이 분하고
차를 마시는거에요?

나와 우문 대인은
비록 정견은 다르지만

다도는 아주 비슷하오

차 좀 마시는 게
뭐 어떻다고 이러는거요?

이리 와요...

연지

우문 대인 앞에서 그렇게 예의 없이
굴지 마시오. 할말있으면 하시오

급한 일이라구요

돌아가서 얘기합시다

전...

연지 낭자가
누굴 위해서 왔는지 난 알고 있소

아시나구요? 누굴 위해선데요?

이세민

어떻게 아세요?

건성과 공주님의 혼인에

이세민은 이상하리만치
고통스러워하고 있소

안 그렇소?

맞아요. 선생

어서 돌아가서 사촌 오빠를
좀 설득해보세요

곧 미쳐버릴 것처럼 보여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가보시오

대형. 유문정의 말이
매우 일리가 있어요

원길아. 이건 보통 일이 아니야

절대 유 가의 헛소리를 믿으면 안돼

하지만 대형은 아버지가
황상이 되는게 싫으세요?

하고 싶어. 물론 하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같은 건 없어요

그러면 그런거고, 아니면 아닌거에요

한 마디면 됩니다

현재 황상께서는 이 가(家)를
매우 신임하고 있고

아버지에게조차도
조금 양보하고 계시는데

우리들이 부질없는 짓을 해서 전쟁을
일으킬 필요 뭐 있겠니?

하지만 유문정이 이건 두번 다시
오지 않는 기회라고 했어요

만약 놓친다면 우리 이 가(家)는
앞으로 영원히 해방될 수 없어요

유문정은 과격한 말로
널 놀라게 한거야

그는 이 가(家)를 불충,
불의에 빠뜨리려고 한다

-하지만 대형 전...
-됐다

지금은 집안에 일이 많아

소란을 일으키지 말아라

대형...

공주님...

이 사람들은 왜 여기서
꿇어앉아 있는거야?

공주님께 아룁니다

이분들은 공주님의 혼례를
축하드리고 있어요

부황...

공주님

부황은?

황상께서는... 아까까지
여기 계셨는데요

지금은 어디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장공공. 공공은
부황 곁에 있는 사람이야

부황이 어딜 갔는지
공공이 모를리 있어?

공주님께 아룁니다.
황상께서 가슴이 답답해서

혼자서 걷고 싶다고 하시며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황상. 나오셔도 됩니다

공주는 갔느냐?

가셨습니다

하느님, 살펴주십시오.
짐은 한 나라의 군주인데

감히 만나볼 용기가
없는 사람이 다 있고

감히 만나볼 용기가 없는 그 사람이
나의 귀염둥이 딸이라니 말이야

이 소문이 퍼지면
무척 창피한 일이다

황상. 왜 공주님을
만나지 않으시는겁니까?

짐의 귀염둥이 딸은 말이다

짐에게 조서를 고쳐서
부마를 이세민으로 바꿔달래

조서는 이미 내려갔어

절대 고칠 수 없다

난처하시겠습니다. 황상

선생. 왜 갑자기 태평소를 부시오?

큰 공자님이 부마가 되십니다

축하하려고 온 거죠

당당한 흠차 대신께서
태평소를 불 필요는 없소

큰 공자님께서 부마가 되시면
이 가(家)와 황상은 사돈이 되십니다

앞으로의 부귀영화와 진귀한
보물이 산더미처럼 쌓일겁니다

누워서 먹어도 다 먹지 못할거에요

위선생

나는 공자님들을 대신해
기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위정은 팔자가 폈습니다

나라의 녹봉을 받을 필요 없이

이 가(家)에 와서
먹고 마시면 됩니다

지금은 태평소 연습이나
잘 해두렵니다

앞으로 무대에 올라
연주할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선생

선생. 이 가(家)를
조롱하고 있는거요?

아부할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감히 조롱을 할 수 있습니까?

이 가(家)를 좀 보세요.
얼마나 바쁩니까?

누구는 혼례를 올리느라 바쁩니다

바쁘고 기뻐서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누구는 슬퍼하고
애달프기에 바쁩니다

각자가 다 바쁜 마당에

절 신경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할말 있으면 시원하게
말해보시오. 귀를 씻고 듣겠소

사기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하는데

들으시겠습니까?

선생. 난...

긴장하지 마세요

큰 공자님은 너무 바쁘고

다른 사람들 모두 바쁜데 오직
둘째 공자님만이 한가하게 있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말하는
사기를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시는게 어떻습니까?

좋소. 선생이 굳이 말해야겠다면

듣겠소

아십니까? 방금 전 우문 화급과
같이 차를 마셨습니다

공자님을 칭찬하더군요

날 칭찬해?

둘째 공자님은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영웅호걸이라고 하더군요

영웅 호걸? 날 왜 칭찬하는거지?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욕하는거요?

둘째 공자님

제 눈에 공자님이 무엇으로
보이는지 아십니까?

늘 애수에 잠기고 감상적이며
언제나 뉘우치고 후회합니다

공자님 눈에는
강산이 미인보다 못하고

형제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못합니다

강산이 미인보다 못하고

형제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못하다

맞습니다. 이 가(家)를 보세요

큰 공자님은 곧 혼인을 하십니다

모두들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둘째 공자님은요? 근심 걱정에
잠기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어요

바깥 사람이 듣는다면
이 가(家)에 초상난줄 알겠습니다

됐습니다. 우문 화급에게 보는 눈이
없어서 사람을 잘못봤다고 말할겁니다

이세민은 들었다 내렸다 하는
영웅 호걸이 아니라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는
기개없는 사람이라구요

서시오

선생의 가르침이 맞소

내가 잘못했소

경솔하게 군 점 용서해 주십시오

아니오. 선생의 말 한마디는 꿈속을
헤매는 사람을 깨워주셨소

오히려 내가 고맙소

제가 사기를 헛 가르치지
않은 모양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가슴속에 새겨두었소

그게 황상의 뜻이오?

틀리셨소. 공주님의 뜻이오

하지만. 이... 청첩장을 다 보내서

고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소

그까짓 청첩장은 거둬들이고
다시 보내면 되지 않소

그게 난처할게 뭐가 있소?

말은 쉽게 하지만

건성은 앞으로 어떻게
사람 노릇을 하란 말이오?

맞는 말이외다

자기 부인을 빼앗는 정적이
자기 친 동생이라니

형제간의 정이 깊지 않소?

대형으로서 동생에게 양보해야지요

큰 공자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오

우문 대인. 황상께서 이렇게 바꾸시면

반드시 자식들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거요

그게 타당하오?

큰 공자가 난처할거라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공주님은 이세민에 대한
정이 아주 깊어요

황상조차도 막지를 못하시오

국공. 황상을 당혹하게
만드실 생각이란 말이오?

이것 참. 황상께서는
난처하지 않으시겠지만

내가 난처하게 되버렸소

군주를 위해 걱정을 덜어드려야지요

국공께서 이 말을
모르시지는 않으실거요

손바닥도 살이고 손등도 살이오

날보고 어떻게 건성에게
말을 하란 말이오?

국공의 어려움을 나도 알아요

하지만 지금 수많은 황자, 황녀 중에서

황상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분이
약석 공주님이시오

공주님이 하늘의 별을 원한다해도

황상께서는 따다 드리실거요

하물며 보잘것없는 이세민 쯤이야

쓸모없는 것. 이미
다른 사람한테 물어봤는데

황상께서는 하루종일
황궁안에 있다고 했어

어디로 숨으셨는지 말해. 말하라구

노비는 죽어 마땅합니다.
공주님. 고정하세요

공주님. 고정하세요

넌 죽어 마땅해

공주님. 소인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공주님... 장공공을 더이상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건령. 잘 왔어. 시비를 좀 가려줘

이 빌어먹을 노비가 감히
황상하고 함께 날 속이고 있어

저 놈의 눈에는 이 공주가
있는거야, 없는거야?

저 사람이 노비라는 걸
이미 알고 계시니

황상께서 말씀하시는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걸 아실거에요

역시 건령 낭자가 현명하십니다

건령 낭자. 노비를 구해주세요

건령이 현명하다니,
그럼 나는 억지스럽다는거야?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물러가. 너희들 모두 다 물러가
-감사합니다. 공주님...

왜 그러세요? 왜 그렇게
화가 나신거에요?

세민이 날 만나려고 하지 않아

그를 찾아가봤어요?

오늘 그의 서재에서
하루 종일 기다렸어

롱아를 시켜서 남들이
비난할 까봐 두렵다며

뭐라고 해도 날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했어

황상께서 이미 조서를 바꾸기로
동의하셨다는 말을 하지 않으셨어요?

꺼내지 말아. 바로 그 일때문에
화가 난거니까

부황께서 분명히 너한테
약속을 하셨는데

지금 늑장을 부리며 선포를
하지 않고 계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이건성에게
시집가는 줄 알고 있단 말야

그런 일이 있어요?

지금 부황은 하루 종일
날 피하고 있어

난 어떻게 할 방법이 하나도 없어

건령. 내 착한 언니

지금은 오직 언니만이
날 도와줄 수 있어

둘째 공자와의 혼사에
황상의 동의를 얻어내려면

오직...

오직 뭐? 어서 말해

그가 직접 황상께
부탁드리러 와야만 돼요

이세민 말이야?

그래요

그때 황상께서 공주님과 큰 공자님을
혼인시킨다는 명령을 내린 걸

세상 사람들 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조서를
고쳐달라는 건

황상께는 확실히 곤란하고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황상은 언제나 둘째 공자의
용기를 맘에 들어하셨어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솔직하게 세상사람들의
시선에 대항한다면

한편으로 그의 용기를
증명할 수 있어요

그럼 황상께서도 크게 기뻐하시며
반드시 둘째 공자편을 들어주실거에요

건령. 네 말이 맞아

나와 이세민이 함께
황상께 부탁하러 가면

허락 안 해주실 이유가 없어

지금 세민을 찾으러 갈게

낭자. 누굴 찾으세요?

둘째 공자님을 불러와

낭자는...

내가 누군지는 알것 없고
어서 불러오라니까

공주님. 어떻게 오셨어요?

연지. 연지도 있었군요

공주님. 둘째 공자를 찾으러 왔어요?

-있어요?
-있죠. 공주님 때문에

곧 미쳐버릴 지경이라구요

미쳐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공주님의 결혼식 날짜 때문에 그러죠

종이를 찟질 않나, 노래를 부르지 않나

술을 마시질 않나, 무서워 죽겠다구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그래요

둘째 사촌 오빠는 여기 오면
저기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아요

저기 서서 뭐하는데요?

아무것도 안 해요

그저 멍하니 저 희(喜)자를
바라볼뿐이에요

아무리 말을 걸어도 듣지를 않아요

연지. 가서 그를 불러 줄래요?

그래요. 공주님

여기 앉아서 차 드시고 계세요

하인에게 간식을
만들어 오라고 할게요

됐어요. 어서 이세민을
불러다 주기만 하면 돼요

공주님. 둘째 공자님이
공주님을 보시면

정신병이 단번에 치유될거에요

그만 떠들고 어서 가서
불러오기나 해요

알았어요

돌아와요

공주님. 또 왜 그러세요?

둘째 공자님을 만나고 싶지 않으세요?

아니에요. 연지

내가 찾고 있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왜요?

날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까봐요

그럴리가요. 둘째 공자님은
공주님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만나지 않을리가 있어요?

말해봤자 모를거에요

공주님. 날 너무
무시하시는 거 아녜요?

전 남자를 다루는데
능수능란하다구요

처음은 울고 그다음은 소란피우다가
또 그다음은 목을 매달고

마지막으로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떠들어대면 틀림없이 항복하게 돼있어요

연지는 명을 들어라

들... 명을 들어요?

속히 가서 이세민을 찾아와

어기는 자는 참수할것이고

시간을 끄는 자는
천리 밖으로 유배를 보낼것이다

천리 밖으로 유배를요?
공...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눈을 어디다 두고 걷는거야?

큰 공자님. 제 잘못이에요

제가 한눈을 팔고 걸었어요

당신일 줄 알았소

참. 큰 공자님.
둘째 공자님 못 보셨어요?

세민? 세민이는 왜 찾는데?

제가 찾는게 아니라
공주님이 찾으세요

공주님? 또 헛소리를
꾸며대는거 아니오?

제가 언제 헛소리를
꾸며댔다고 그러세요?

정말 공주님이 찾는다니까요

공주님이 어떤 신분이신데.
공주님이 오셨다면

반드시 누구를 보내서 통보했을거요

제가 통보하러 왔잖아요

공주님이 정말 오셨소?

그야 물론이죠. 거짓말이면
전 개자식이에요

공주님은 지금 식장에 계세요

그럼 왜 빨리 말 안한거요?

전...

야단났네

공주님이 찾으시는 분은
둘째 공자님인데

어떻게 큰 공자님을 보내버린거지?

망했다

세민

공주님. 공주님께 인사올립니다

일어나세요

감사합니다. 공주님

어째서 갑자기 여기로 오신겁니까?

이건 모두 제가 공주님을 위해
하인을 시켜 밤낮으로 꾸민겁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당신이 마음에 들면 되요

공주님. 공주님과 부부가 되는 것은

제 평생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전 말주변이 없어서

달콤한 말 같은 걸로 공주님의
기분을 달래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공주님께 맹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즐겁고 가장 행복한 생활을
보낼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더이상 말하지 마세요

당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요

말씀하십시오

우린 전에 단독으로 만난적이 있어요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죠

공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그때 나는 공주가 아니라

사탕 과자를 파는 수분이었어요

제가 눈이 멀어 공주님께
결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일어나세요.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에요

게다가 그때는 당신도
세민을 위해서 그런 거였어요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공주님

큰 공자께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요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제 능력이 닿는 일이라면

결코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이 혼례의 취소를 부탁드려요

공주님

큰 공자. 사실 공자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을거에요

제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요

이 한평생 반드시
그 사람한테 시집가야 돼요

세민도 공주님의 마음을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어요. 하지만 차마 당신을
다치게 할 수 없어해요

쭉 존중해왔던 대형을
차마 다치게 할 수 없어서

모든 고통을 숨기고
날 피하며 만나주지 않아요

그럼 공주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가족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족이 된다

공주님은 어째서 제 사랑을 증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십니까?

제 사랑은 결코 세민보다
작지 않습니다

감정에
옳고 그름 같은 건 없어요

비교는 더더욱 할 수 없는 일이에요

큰 공자님은 나중에 반드시 좋은 연인,
좋은 남편이 되실 거라고 믿어요

제 마음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요

다른 사람을 더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렇다면 공주님께서는
이미 마음을 굳히신 겁니까?

맞아요. 세민에게 시집가지 못한다면

살아있어도 죽은것과 같아요

이 말이 큰 공자의 가슴을
찌른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말을 꺼내지 않으면

세민하고 같이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두려워요

큰 공자. 부탁이에요

부탁이니 우리를 도와주세요

말하지 마세요

약속하겠습니다

왜?

왜 나한테 이렇게 대하시는거지?

내가 정말 세민보다 못하단 말이야?

큰 사촌 오빠.
둘째 사촌 오빠를 못 찾겠어요

세민을 찾는거요 ? 내가 찾아주겠소

좋소

세민아... 어디있는지 빨리 나와

넌 이제 부마가 될 수 있어

어서 나와. 세민아. 피하지 마

나와. 세민

어째서 큰 사촌 오빠도 미친거지?

멀리 있는 저 문 이름이 뭡니까?

현무문

왜 이름을 그렇게 지은겁니까?

내가 지은거요

경성의 태흥궁 정문을
현무문이라고 하오

그건 황궁의 정문이잖아요

태원 성문도 그 이름을 짓다니,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중에 장안을 공격하면

우리의 대군은
현무문으로 들어갈거요

그래야 더 재미있지 않소?

공주님의 혼례 날짜가 곧 다가옵니다

원길 공자님. 시기를
잘 잡으셔야 합니다

알고 있소. 보시오

이미 사람을 준비해 두었소

시기가 되면 독안의 든 쥐를 잡을거요

원길 공자님은 어째서 사람을
성 밖에 숨겨두신 겁니까?

계획이 사전에 누설될까봐
병사를 이동시킬 수 없소

그래서 계속 성 밖에 매복해 있는거요

원길 공자님은 정말 대장군 감입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처리하실 건지
전 원길 공자님 말만 듣겠습니다

보시오. 유인하는 계책을 정해놨소

여기는 진양궁이고
여기는 이 가(家)요

혼인하는 날, 황상은
분명히 이 길로 오실거요

때가 되면

무슨 얘길하는 데
그렇게 기분이 좋아?

둘째 형. 어떻게 왔어요?

나도 그 질문을 하려는 참이야

넌 여기 왜 왔어?

저요?

유선생과 함께 경치를 보러 왔어요

경치를 보러?

저 기병들은 확실히
좋은 경치이긴 하지

하나같이 우수하고 용맹스럽잖아

역시 이 가(家)의 원길 공자가
직접 길러낸 병사들이야

-둘째 형
-둘째 형이라고 부르지 마

아버지 말조차도 듣지 않는구나

난 너같은 동생 둔 적 없어

둘째 공자님. 위정이 가라고 했죠?

맞소

유선생이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면

반드시 원길에게
손을 뻗었을 거라고 했소

어떤 일도 노위를 속일 수 없군요

원길 공자님. 둘째 공자님이 오셨으니

더 이상 숨기지 맙시다

-둘째 형. 유선생의 뜻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있어

둘째 공자님. 현재 천하의
정세는 혼란스럽고

군웅들은 천하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 가(家)가 손을 놓고 구경만 한다면

대국을 놓치게 될 겁니다

원길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둘째 형. 유선생의 말이
무척 일리가 있어요

난 아주 찬성해요

대형한테 물어봤어?

대형은 공주님과의 혼사일로
정신없이 바빠요

둘째 형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충(忠)이 국공을 묶어두고 있고

정(情)은 큰 공자님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둘째 공자님. 더이상
머뭇거리면 안됩니다

둘째 형. 이건 아주 얻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 아주 얻기 힘든 기회지

둘째 형. 형도 동의하는거에요?

-난 반대야
-둘째 형

넌 아버지가 조조가 되도록
하고 싶은거야?

전...

그럼 중도에서 포기하지 말고
황상을 죽여서 후환을 잘라버리세요

/ 맞소
/ 아니야

우리 이 가(家)는 반드시
움직임이 있어야 돼

하지만 그 수는 더 높이
더 멀리 둬야 돼

그러니 유선생은 비밀이 누설되어
남들이 경계하도록 만들지 말고

가장 좋은 시기가
올때까지 기다리시오

둘째 공자님. 그럼 돌발적으로
일을 벌이는게 어떻습니까?

-둘째 공자님
-연지. 뭐하러 왔어?

집안에서 공자님을 찾았는데
아무데서도 찾을 수 없다 했더니

이제 보니 여기 숨어 있었군요

무슨 일인지 어서 말해

기다려요... 우선 숨 좀 돌리구요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봤는데 다들
공자님이 어디 계신지 모른데요

-그 후에 큰 공자님을 만나서
-연지. 난 급한 일이 있어

공자님 일이 나보다 급해요?

알았어... 어서 말해봐

공주님이 오셨어요

공주님? 뭐하러 오셨지?

물론 둘째 공자님을 찾으러 왔죠

여기서 뭘 멍하니 있어요?

공주님은 벌써 반 시진이나
기다리고 계세요

연지. 가서 공주님께
날 못 찾았다고 전해

어떻게 그래요?
공자님을 찾지 못하면

공주님이 절 천리 밖으로 유배를
보낸다든가 뭐라든가 했어요

유배가는 건 가는 거지만

위선생은 어떻게 해요?

위선생은 하루라도 제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구요

안돼. 연지. 난 정말 갈 수 없어

어서 돌아가

왜 이렇게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아요?

공주님을 만나라는 거지, 심술궂은
여자를 만나라는 게 아니잖아요

어서 나랑 같이 가요

연지. 난 갈 수 없어

둘째 공자님

공주님을 만나러 가지 않으면

공자님은 너무 양심없는 사람이에요

공주님은 공자님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다 하실 수 있어요

자고로 영웅은 미인의 관문을
넘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둘째 공자님. 더이상
주저하지 마시고 어서 가세요

무슨 헛소리요. 공주님은 대형거요

둘째 형. 어떻게 대형의 여자를
뺏을 수 있어요?

둘째 공자님

가지 않으면 공주님은
목을 매실거에요

공주님이 목을 매시면 당신들
누구도 공주님을 만날 생각 마세요

둘째 형. 절대 가면 안 돼요

원길 공자님.
한번 갖다 오시라고 하세요

안 돼요. 가게 둘 수 없소

남녀의 사랑과 형제의 의리

둘째 공자님이 어떤 선택을 하시든

솔직하게 직접 대면해야 합니다

그저 덮어놓고 피하기만 한다면

오해는 갈수록 깊어지게 됩니다

선생의 말이 맞소

공주님한테 가서 확실히 말해야 하오

유선생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어서 가요

유선생. 둘째 형이 공주님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복잡해집니다. 대단히 복잡해져요

대인이군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난 황상께서 지정하신 중매인일세

신랑이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하지 않도록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네

신랑?

미안합니다. 사람을 잘못찾았어요

큰 공자, 공주님을 만나봤는가?

공주님이 공자한테
무슨 얘기를 하셨나?

공주님은 자신과 세민의 소원을
이뤄달라고 하셨습니다

허락했는가?

허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억지로 공주님의 몸을 얻는다 해도

공주님의 마음을 얻지는 못합니다

그게 의미가 있습니까?

큰 공자

절대 공주님을 원망하지 말게나

원망하지 않아요. 조금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내 자신을 원망할 따름입니다.
하늘의 장난입니다

하느님께 또 한번 농락당했어요

정말 운이 나쁩니다

운이 나쁘다?

큰 공자. 말을 잘못했네

이 세상에 공자처럼
운이 좋은 사람은 없네

황상께서 자네를 부마로 정했네

그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공주님은 세민을 사랑하세요

세민이한테 시집가고 싶어하신다구요

맞는 말이야

이 세상에 이세민이 없었다면

그럼 얼마나 좋을까

그게 무슨 뜻입니까?

큰 공자. 생각해보게나.
이세민이 없었다면

이 세상에 누가 있어
공자와 공주를 다투겠나?

됐습니다

그 일을 이용해서 우리 형제 사이의
감정을 이간질 시키려는 겁니까?

큰 공자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네처럼 정과 의리를 중요시
여긴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말게

왜 웃나?

우문 화급

계획을 잘못 세우신 것 같아서
웃었습니다

쓸데없는 애만 썼다 이 말입니다

그런가?

그래요. 이 기회를 빌어서

나와 세민의 감정을
이간질 시키려는 것 아닙니까?

허튼 망상은 그만 하십시오

내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구만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잘 들으세요

형제는 수족과 같지만 여자는 말이죠

옷처럼 바꿔 입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제의 정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요

이 가(家)의 아들은
모두 다 훌륭한 것 같군

난 자주 남들에게 언젠가는

천하는 이 가(家)의 천하가
될거라고 하곤 하지

말 다 하셨습니까?
말 다하셨으면 가세요

알았네... 그만 가야지

하지만 큰 공자께 해야할 말이 있네

말하세요.
개는 개소리밖에 낼 수 없지

귀에 거슬리긴 하지만
아주 유익한 말일세

큰 공자. 자네 평생의 적은
내가 아니고 돌건덕도 아니며

왕세충도 아닌 바로 이세민일세

공주님. 둘째 공자님을 데려왔어요

자

공주님. 오래 기다리시게 했다고
절 원망하지 마세요

둘째 공자님이 어디로 숨었는지
알수가 있어야죠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연지. 고생했어요

공주님. 아세요?

둘째 공자님은 공주님이 오신 걸 알고

기뻐서 어리둥절 했다니까요

연지. 먼저 나가 있어

공주님. 잊지 마세요

할 말 있으면 가슴속에
묻어두지 말고 얘기하세요

저와 똑같이 굴지 마세요

연지 처럼요?

그래요

전 모든 말을 가슴속에 쌓아두었어요

결국 위선생에게 부인이
있을 줄 꿈에도 몰랐어요

연지. 나와 공주님은 할 말이 있어

-연지는...
-알았어요... 말 안할게요...

말씀들 나누세요

여기 있지 마

사촌 오빠

난 사촌 오빠 편을 들어주고
있는거라구요. 알아요?

연지. 바깥에서 틀림없이 누군가가
몰래 듣고 있을거니까

나가서 망 좀 봐줄래?

맞아요... 틀림없이
누군가 몰래 들을거에요

망을 봐 줄게요

공주님. 잊지 마세요.
할 말 있으면 해버리세요

가슴속에 담아두지 말구요

-전 가서 망을 볼게요
-고마워요

어서 말해요

세민. 대형이 아까 왔었어요

대형이 왔다구요?

-그럼 둘이서...
-그에게...

이 한 세상 반드시 당신한테
시집가겠다고 말했어요

공주님

우리들이 백년해로를 하지 못한다면

난 평생 시집가지 않을거에요

황상께서 내리신 조서에

이미 대형의 이름이 적혀 있어요

고치면 돼요. 부황께 부마의 이름을
이세민으로 고쳐달라고 할거에요

군주의 말은 농담이 아닙니다. 어떻게
고친다고 바로 고칠 수 있습니까?

부황께서는 허락하실거에요

우리가 같이 부탁드린다면
고치실거에요

같이요?

나랑 같이 부황께 부탁드리러 가자고
그럴려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건...

부황께서 당신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나는 부황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딸이에요

우리들이 함께 가서 부탁드린다면
거절하지 않으실거에요

하지만...

세민. 대체 뭘 두려워하는거에요?

조금도 내 걱정은 하지 않는건가요?

날 사랑하지 않아요?

아닙니다. 약석. 당신을 사랑해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

세민.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봐요

이건...

당신이 쓴 글이에요

언제나 몸에 지니고 있었어요

밤에 잠이 안 올때
꺼내서 보곤 했어요

당신 마음이 이 글자처럼
확고하길 바래요

이게 우리들의 미래이길 바래요

환상인듯 진짜인듯
정과 의를 중요시 여긴다

연지. 울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어요?

됐어요. 울지 말아요

너무 감...

너무 감동적이에요

무슨 일이 그렇게 감동적이에요?

어서 말해봐요

공주님이요

공주님이요? 그분이 왜 오셨지?

그럼 둘째 공자님도 안에 있어요?

내가 둘째 공자를 불러왔어요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구 그래요?

쓸데없는 일이 아니에요.
롱아는 몰라요

그 둘의 감정은 너무 낭만적이고

무척 감동적이에요

헛소리 하지 말아요

헛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그 둘은 나 때문에 알게됐어요

그런 면에선 본다면
나도 중매인 인셈이죠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공주님은 큰 공자님께 시집갈거에요

둘째 공자님이 아니라구요

하지만 지금 공주님은
둘째 공자님한테

같이 황상께 가서 조서를 고쳐달라고
하자고 그러시는데요

뭐라구요? 조서를 바꿔요?

그래요. 둘째 공자님이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공주님은 둘째 공자님이
이전에 썼던 연애편지를

큰 공자님은요?

서재에 계시는 것 같아요

큰 공자님. 뭘 태우고 계세요?

청첩장을 태우고 있소. 부마 이건성

부마 이건성

이렇게 하시면 안돼요

롱아. 지금의 내 기분은 청첩장처럼

모두 타버려서 재가 되버렸소

공주님이 둘째 공자님을
찾으러 오셨어요

공주님이 새 부마를 찾으러 오셨소

롱아. 내 대신 그들에게
축하주를 갖다 주시오

공주님께서 둘째 공자님께
같이 황상에게 가서

조서를 고쳐달라는 부탁을
드리자고 하고 있어요

큰 공자님. 여기 앉아서
뭐하시는거에요?

어서 그들을 막으러 가세요

막으라구?

내가 어떻게 막겠소?

공주님은 세민을 사랑하시는데
내가 뭘 믿고 막겠소?

큰 공자님. 이전에 하셨던
말씀을 잊으셨어요?

내가 뭐라고 했소?

누군가를 사랑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고요

공자님은 공주님을 사랑하고
전 둘째 공자님을 사랑해요

그러니까 반드시
그들을 막으셔야 돼요

하지만 내가 막을 수 있겠소?

해보지 않고 막을 수 없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여기서 한숨이나 쉬고 계시면

공주님은 영원히 공자님
곁으로 돌아오지 않아요

사랑은 노력해서 쟁취해야 하는 거라고
자주 말씀하셨잖아요

잊어버리셨어요?

사랑은 가서 쟁취하는 거다?

맞아요

공자님은 공주님을 사랑하고
전 둘째 공자님을 사랑해요

이건 우리들이 노력할 마지막 기회라구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누구도 포기해서는 안 돼요

세민. 아직도
뭘 주저하고 있는거에요?

이 문을 나서는 게
정말 그렇게 어려워요?

이 문을 나가면

나와 대형의 형제의 정은
사라지고 말아요

아니에요

이건성이 그렇게 속좁은
사람이라고 믿지 않아요

틀림없이 우리를 이해해줄거에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대형하고 얘길 나눴어요

우릴 도와주겠다고 친히 약속했다구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원하는 물건은 어떤거라도

형은 반드시 내게 양보해줬어요

난 물건이 아니에요

당신은 여신이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이에요

하지만 지금

난 내 손으로 직접 대형의
아름다운 꿈을 부숴버렸어요

세민

대형에 대한 당신의 마음을
존중하고 또 탄복해요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건성에 있어서

난 그저 아득히
먼 닿을 수 없는 꿈이에요

꿈인 이상 그건 현실이 아니에요

그러니 꿈에서 깨게 해야 돼요

하지만

당신에게는

난 현실이에요

꿈이 아니에요

난 지금 당신 앞에 있어요

당신의 사랑을 갈망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요